1월에 다녀온 제주도 여행기도 아직 못 올렸는데 다음 포스팅부터 올린다. 좋은 일이 있었다. 어디라도 다녀올까 하시더라. 언제나 가고 싶은 마음이야 있다만, 늘 내가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 다음에 일이 좀 끝나면 그때 가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아직 시간 있다고 어디로 갈까 보자고 하셨음. 냅다 출발할 거다! 차도 길들일 겸 조금 멀리 가자고 하셔서 태안으로 결정~~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도착해서 항공 사고 수사대를 두 편 봤다. 디즈니에 이런 것도 있는 줄은 몰랐다. 심슨 말고는 몰랐지. 이번 저녁은 치즈베이컨 피자 냠. 다음으로는 프리가이를 볼까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볼까 하다가 찰리를 켰다. 찰리 재개봉했다는 거 듣고 오리지널이 보고 싶어 졌기 때문.
어릴 때와 시야가 달라지니 안 보이던 것도 보이고, 참 마음이 쓰라렸다. 그이가 그랬다. 열심히 일하겠노라고. 손주 초콜릿 하나 사주는 게 힘들면 안 되지 않겠냐. 참. 언제나 사랑스럽기만 한 사람이다. 말하는 게 어쩜 저렇게 기특하고 고맙게 말할까. 나도 열심히 일한다고 했다. 아, 우리 자기 걱정 말라고~~.
그이가 뭘 보여줬다.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와 할아버님의 영상이었는데 장수 무대에 출연하신다는 영상이었다. 할머님이 아침저녁으로 할아버지와 뽀뽀를 해서 이제 할아버지 이가 다 빠지셨다고.... 어! 이제 재미없어서 뽀뽀하지 말아야겠다고 하시는 걸 봤다. 이렇게 살면 되겠네 하시더라. 이것 봐, 나한테 사랑만 받으려고 태어난 사람 같애. 꼭 저렇게 살아야겠다. 최고의 가정교육은 뭐다? 부모가 사랑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영감~ 할아부지~ 흠흠~
오늘은 잠든 그를 한참 쳐다보다가 잠에 들었다. 옆에 있는데도 보고 싶어서, 그이가 잘 자는지 궁금해서, 눈을 감고 있는 얼굴은 또 다르게 예뻐서, 언제나 잠에 들 때면 그이가 옆에 있었으면 해서. 새까만 시야에 더듬더듬, 그래도 빠짐없이 그를 눈에 담았다.
나는 자다가 깼었다. 꿈에서 그이가 어디를 꼭 가고 싶어했었다. 이미 다른 데를 다녀오는 길이라 시간이 얼마 없었는데 와중에 내가 머리 감는다고 그를 기다리게 해서 결국에 그 장소를 못 갔다.... 하.... 그게 너무너무너무 미안해서 미안해하면서 잠에서 확 깼고, 그제야 안심했다. 당신이 옆에 있는 곳이 현실이니까. 저건 꿈이 맞으니까. 찬물 쭉 들이켜고서야 다시 잠들었다.
아침 알람을 듣고 그이가 잠깐 깼을 때 주절주절 얘기했다. 꿈에서 너무 미안했다고. 미안해서 잠에서 깼었다고. 등을 토닥여주면서 자기는 잘못한 게 없다고 한참 달래주셨다. 나는 꿈에서도 이 사람을 참 많이 사랑했나 보다.
태안에서 뭘 먹을까 하다가 아주 대전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우왕 대전도 간다. 졸업식을 한 날부터 고기를 먹여주려고 했는데 지금까지 못 먹었어서 고기 먹으러 감! 오늘 내 한을 풀어준다고 많이 드셨다. 귀여운 사람. 빨리 나랑 먹고 싶었는데 다른 사람들이랑 먹게 돼서 신경 쓰이셨다고 했다. 모둠에 소갈빗살이랑 냉면 두 개를 시켰고, 내 냉면은 거의 남았긴 했는데 이거 엄청 먹었단 소리다. 역대급으로 많이 먹었다.
나가는 길에 가격이 잘못 계산된 것 같아 다시 가서 물어봤다. 직원분 착오로 '소'갈비살이 아니고 '꽃'갈빗살로 주문이 들어갔다고 했다.
뭐... 먹은 건 먹었으니까 오해 풀고 나왔다. 그럴 수도 있지. 맛있는 꼬기 그이가 잘 먹었으니 됐다.
그이에게 잘 먹었습니다, 인사도 했다. 당근빳따 밥 먹을 때마다 해야 함.... 고기 먹으러 가면, 아니 사실 어디든 그이가 다 구워주고 잘라주고 놔준다. 내 천사는 뭐라는 줄 아는가. 본인이 먹고 싶은 거 먹으려고 그러는 거랬다. 웃기지도 않아! 당신은 내 천사야!
그이가 새 차에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다 신났다. 호기심을 느끼고 재미를 느끼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 나도 오빠한테 차를 선물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
밥 먹고 성심당 찍고 가려고 했는데 그냥 바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그이가 아 맞다 성심당! 하시길래 부러 얘기 안 했다고 했다. 때 되면 나중에 가면 되고 베이커리 맛집은 많다고. 괜찮다고. 시간도 늦었고 돌아가려면 피곤하니까.
둘째를 인도 받고 벌써 나랑 제일 많이 탔다. 받은 날에는 대부도를 다녀왔고, 다음날은 태안에 다다음날은 대전도 찍고 왔다. 다른 지역으로 여행 다닐 때마다 지역 명칭이 적힌 포토존들이 있는데 언제부턴가 쫌 아쉬웠다. 이제부터라도 찍을까 했는데 지나친 날들이 너무 아까울 것 같아 그냥 놔두기로 했다. 그이는 앞으로 다닐 곳은 또 얼마나 많겠냐고 했다. 여행이 이렇게 좋은 거였다니! 하고 매번 느끼게 만들어준다.
이번에도 같이 가줘서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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