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도

1128, 만나서 대부도까지 : 시화나래휴게소

2Sail 2023. 11. 28. 23:11

당장 발행은 못 해도 발행일은 남기고자 임시저장으로 적어뒀다.

 

그날은 그이랑, 아는 동생과 셋이서 저녁을 먹었다.

어쩌다 보니 대화 주제가 고민으로 흘러갔고.

그가 가지고 있던 꽤 오래된, 쉽게 풀리지 않을 깊은 속내를 들었다.

마냥 미안했다. 줄곧 옆에 있던 사람은 그것도 몰랐다. 난 바보다.

나름 정상에 올라버린 뒤 그다음은 어디로 눈길을 돌려야 할까.

현실적으로 풀어주고 싶다만 그게 영 쉽지가 않다.

아, 더 공부했어야 했는데. 아, 조금 더 다양한 분야를 겪으며 자랐어야 하는데.

계속 아쉬움만 꼬리를 물었다.

 

그에게 삶에 미련을 덕지덕지 붙여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살아내는 게 아니라 살고 싶어서 숨 쉬는 그런 것들.

이젠 내가 그의 미련이 됐단다. 당신 또한 내 미련인 건 알고 있으려나.

 

도피일지라도. 어쨌거나 오늘은 얼마 안 남았고, 더 할 기분은 아니지 않나 싶었다.

자기, 오늘 시간 있어? 라는 의심쩍은 문장을 던지는 것보다 나은 선택지를 못 찾았다.

바다라도 잠깐 다녀오자며 옷깃을 당겼다.

 

늘 그렇듯 치카치카를 마무리하고 진짜 바로 출발해 버렸다.

어디를 가느냐! 적당한 거리의 대부도 당첨. 괜히 의미가 큰 곳이라서.

안전벨트를 매며 대부도 해수욕장 어디를 가지 찾았다.

몇 번 가봤어도 해수욕장을 위해선 처음 가봤다.

 

그의 손을 잡고 있을 때 느껴지는 따뜻한 마음과 안정이 전해지길 바랐다.

나의 소중한 사람. 언제라도 멋있기만 한 사람.

지금까지의 생을 줄곧 칭찬해주고 싶은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

 

바다에 가면 잠깐 걸을까도 싶었지만 우리의 머리와 기억은 알았다.

'어우 추워!!!' 하고 금방 차로 돌아오기.

아근데이번엔진짜너무춥더라.

차에서 내려 잠깐 걷는 것도 추웠다. 모자 폭 뒤집어쓰래서 썼다.

그림자가 꼭 홀맨 같았다. 당신이 웃었으면 됐어!

 

바닷가는 바닷가인지 바람이 매섭게 불었다.

모자를 쓰고도 아유 추워. 낭만과 추위를 동시에 얻었다.

잠깐의 드라이브로 얻은 또 하나의 추억. 오래도록 간직할 것들.

 

혼자보단 둘이 낫겠지. 내가 더 노력할게. 함께 고민하자.

여러 방면으로 찾아봐야겠다.

 

여전히 사랑해서 사랑해. 언제나 좋은 꿈만을 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