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 제주에서 김포공항까지 : 용연구름다리, 고집돌우럭, 허니문 하우스, 섭지코지, 동문시장
벌써, 벌써!! 마지막 날이 밝아버렸다.
마지막 날이 와버리고야 말았다.
왜 오냐? 시간 왜 흐르냐? 아냐, 미안.... 살살 가....
일어나서 짐을 챙기고 근처에 용연구름다리로 갔다.
경관이 예뻐 보이는데 마침 근처에 있길래!
잠깐 걷고, 풍경을 배경 삼아 그의 뒷모습을 찍어봤다.
햇빛 받으니까 더 잘생겼어.
이제 그 사진이 내 배경화면이 됐다.
살짝 비친 그의 옆모습은 멋있고, 포즈는 귀엽다.
이제 점심 먹으러 가야지.
제주에서 해산물 한 번은 먹어야지 싶어서 찾아봤다.
날것은 아니되 괜찮은 집이 어디인가 걱정이 많았다.
찾아둔 식당은 고집돌우럭이라는 집이었다.
점심시간 되기 직전이라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갔다.
런치 C 세트를 골랐는데 먹자마자 재방문 의사가 생겼다.
직원분들도 참 친절하셨다. 설명도 잘해 주셔서 좋았음.
원래 연근을 안 먹는데 애피타이저 느낌으로 나온 유자연근조림도 좋았다.
연근을 더 부탁드린 적은 처음이었다. 진짜 괜찮았던 식당이다.
새우튀김도 애가... 그냥 새우가 아니다. 거의 손바닥 크기 정도였다.
살 발라서 올려주는 그를 어떻게 안 사랑하지. 흠흠.
무엇보다 그이가 잘 먹어서 너어~무 기분이 좋았다.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빨리빨리 돌아야 한다. ㅋ ㅋ
한 군데라도 더 가보고 비행기 타야지.
예뻐 보이는 카페가 정말 많았지만 여긴 꼭 가보고 싶었다.
허니문 하우스!! 가는 데만 한 시간쯤 걸렸다. 하하.
반을 쭉 가로질러서 가야 했다.
어디든 같이 가주시는 그에게 감사를!
주차장에서 카페까지 조금 걸어야 했다.
들어가는 길이 예뻤고, 카페 앞 풍경이 또 그렇게 예뻤다.
그는 청귤 에이드 하나로도 날 웃길 수 있다.
종로에서처럼 꼼질꼼질하시더니 청귤을 컵에 콕.
아........넘귀엽당. 난 복 받았다.
오래 있진 못 했지만 어쨌거나 방문 완료!
다음으로는 섭지코지로 출발!
섭지코지에 도착하기 직전 카메라를 들었다.
다음에 오기 전에도 한 번 보자며 동영상을 찍어봤다.
추억 삼기 좋잖어. 얼마나 즐거웠는지 또 보면 더 좋고.
그 예쁜 바다에서 머리 흩날리며 웃긴 사진도 찍고,
바다를 찍고 있는 그도 찍고, 파도가 치는 영상도 찍고.
늘 바다를 좋아했지만 이번 제주에서는 정말.
정말, 정말 사랑스러웠다.
이제는 동문시장으로 출발!
부모님들께 드릴 선물 사러 가야지. 동문시장으로 가며 하나로마트도 들려봤다.
어, 생각보다는.... 시장이 더 나을 듯싶어 바로 차에 탔다.
이날 특히나 그에게 너무나 고맙고 감사했다.
섭지코지에서 출발해 해안도로로 쭉 달려 왔는데 나는 그만 눈물 킁 했다.
제주에 오고 둘째날 갑자기 혼자 훌쩍해도 놀라지 말라고 하긴 했다.
행복해서 우는 걸 거라고 놀라지 말라고.
진짜 말대로 됐다. 이래서 말을 조심해야 한다. 진짜로.
옆에 앉은 사람과, 바다와, 해가 지는 모습에 온몸이 저릴 정도로 아름다워서 울컥했다.
자연경관을 보고 아름다운 걸 보고 눈물 흘리는 사람들이 신기했었다.
이해가 안 되니 신기했던 거지.
이제는 십분 이해한다. 다 울만 했으니까 운 거다.
바다랑 하늘은 예쁘고, 이 예쁜 걸 보여주려던 그에겐 감사하고.
살짝 걱정은 됐다. 수도권 촌놈이라 시장을 잘 못 간다.
음식 냄새가 양옆에서 나면 속이 울렁거린다.
어릴 땐 어머니 따라서 꽤 자주 갔던 것 같은데 말이다.
근처에 아베베 베이커리가 유명했는데 웨이팅은 싫어서 방문 의사가 없었다.
배달 이야기를 보고 배민을 확인하니 진짜 입점해 있었다.
방문으로 몇 개 주문해 두고 픽업만 해 왔다. 픽업 없었으면 안 갔을 듯.
우리 집은 흑돼지랑 갈치속젓을 얘기하셨고,
오빠네 집은 고등어를 말씀하셨었다.
보다가 갈치속젓 산 집에서 고등어는 옥돔으로 바꾸기로 했다.
흑돼지도 오빠가, 옥돔도 오빠가 선물해 줬다.
집 들어가자마자 어머니를 보고 첫 말이 그거였다.
옥돔이랑 흑돼지 오빠가 사준 거라고.
나도 다음에 손 무겁게 돌려보내고 싶다.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다사다난했던 제주도 여행!
김포에서도 제주로 출발할 때도 겪은 지연은 장난이었다.
김포행 비행기를 예약했었는데 인천 공항에서 내린 썰 푼다.
돌아오는 날엔 9시 15분 이스타 항공을 예매해 뒀었다.
30분 지연됐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고 음, 그래 지연됐구나.
저녁 먹을 시간은 벌었다 싶었다. 마음 놓고 밥을 먹으려고 했다.
푸드코트에서 그는 냉면, 나는 눈꽃 치즈 돈까스.
밥 먹다가 지연 메시지를 보고 느낌이 쎄했다.
데스크에 빨리 가서 물어봐야겠다 싶어서 일찍 일어나려고 했다.
와중에 그는 또 내 생각부터 해줬다.
괜찮다고 다 먹고 물 마시고 약까지 먹고 가자고.
감기에 걸려 제주도에서 내내 기침하면서 다니느라 둘 다 고생이었다.
제주에 출발하기 전 주였나 걸렸는데 이놈이 도통 낫지를 않았다. 으유씨.
목적지가 변경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보고 난 후 어라, 싶었다.
운이 안 좋으면 인천 공항으로 갈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설마 그런 일이 있을까 했는데. 아, 진짜 설마.
카카오톡 메시지를 잘못 봤었고, 인천 공항으로 뜨는 건 확정이었다. ㅋㅋ
와중에 거의 타기 직전 수화물 관련 전화를 받고 열심히 뛰어다녔음.
가는 날엔 그렇게 신경 써서 뺐는데 왜 그랬을까. 참나.
비행기를 탄 시간이 대략 10시 40분 즈음이었을 거다.
10시 30분부터 탑승 시작한다고 안내를 받았었다.
그 뒤로 십 분간은 아무도 못 타고 기다리고만 있었다. 아휴 험난해.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자정쯤이었고
감사하게도 근처에 계시던 오빠 친구분 차로 이동하기로 했다.
우리가 주차한 마곡 8 공영 주차장에 도착!
붕붕아, 오랜만이야.... 다른 차를 타봐도 네가 짱이야.
왜? 오빠랑 탔을 때 항상 손을 잡아주곤 한다.
다른 차에는 없는 그 적절한 미묘한 위치가 있기 때문이다.
오빠네 붕붕이는 나한테 의자가 맞춰져 있으니 그게 완벽하다.
이번 여행도 덕분에 참 즐겁고 행복하게 다녀왔다.